AI 실험실

글 쓸 시간이 없어서, 글 쓰는 일을 자동화해봤습니다

goofy·2026. 8. 8.·11분 읽기

글 쓰는 일의 자동화는 절반만 됩니다.

조사와 초안은 기계가, 판단은 사람이 맡습니다.

완전 자동 발행은 포기하고 검토를 남겼습니다.

블로그 자동화로 만들어진 글 초안을 한 장 들고 들여다보는 모습, 옆에는 문서가 놓인 짧은 컨베이어 벨트

무엇을 만들었나

블로그 자동화라고 하면 보통 글을 대신 써주는 프로그램을 떠올립니다. 제가 만든 건 그게 아닙니다.

처음에 도구부터 고르지 않았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쓸지 정하기 전에, 글 한 편이 나오기까지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적었습니다. 적어놓고 보니 여섯 칸이었습니다.

  1. 무슨 주제로 쓸지 정한다
  2. 그 주제를 사람들이 어떤 말로 검색하는지 확인한다
  3. 뼈대를 잡는다 — 제목, 소제목, 각 칸에 들어갈 이야기
  4. 초안을 쓴다
  5. 검색에 걸리도록 다듬는다 — 제목, 요약, 자주 묻는 질문
  6. 이미지를 만들고 형식을 맞춰 올린다

한 곳에 전부 시키지 않았습니다. 칸마다 담당을 따로 뒀습니다. 조사하는 쪽, 쓰는 쪽, 검사하는 쪽을 나눈 겁니다. 나누고 나서 결과가 눈에 띄게 안정됐습니다. 쓰는 쪽과 검사하는 쪽이 같으면 자기 글을 자기가 통과시켜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 나누기가 핵심이었습니다. 구독 하나 결제해놓고 “글 써줘”라고 시키는 것과, 여섯 칸을 갈라 각 칸에 규칙을 붙이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구독만으로는 도입이 안 되는 이유를 예전에 글로 쓴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제 손으로 확인했습니다.

어디까지 자동으로 됐나

3주를 돌린 결과, 여섯 칸 중 네 칸은 사람이 거의 손대지 않아도 굴러갔습니다.

단계 사람이 붙나
주제 정하기 붙습니다
검색어 조사 안 붙습니다
뼈대 잡기 안 붙습니다
초안 쓰기 사실 확인에만 붙습니다
검색용 다듬기 안 붙습니다
이미지·발행 올리기 직전에 붙습니다

사람이 붙는 지점은 세 군데로 줄었습니다. 무엇을 쓸지 정할 때, 사실이 맞는지 볼 때, 내보내기 직전입니다. 나머지는 기다리면 나옵니다.

여기까지는 기대보다 잘됐습니다. 특히 검색어 조사가 사람이 하던 때보다 나았습니다. 예전에는 감으로 “이 말로 검색하겠지” 하고 찍었습니다. 지금은 그 말을 실제로 얼마나 찾는지 확인한 다음에 넘어갑니다. 제목을 두 벌 만드는 일, 자주 묻는 질문을 정리하는 일처럼 손은 많이 가고 판단은 적게 드는 작업도 전부 넘어갔습니다.

글 한 편에 제가 쓰는 시간은 이제 검수 시간뿐입니다. 쓰는 시간이 아니라, 나온 것을 읽고 판단하는 시간입니다.

한 가지는 미리 말씀드리는 게 좋겠습니다. 시간이 줄어든 만큼 다른 일이 저절로 채워지지는 않았습니다. 반복되는 일을 없앴는데 팀은 그대로인 이유에 썼던 그대로였습니다. 비는 시간은 쓸 곳을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그냥 사라집니다.

글이 꾸준히 올라가기 시작한 뒤 검색 유입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따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어디서 막혔나

여기서부터가 이 글의 본론입니다.

사실 확인은 끝까지 사람 몫이었습니다

초안은 잘 씁니다. 문제는 잘 쓰는 김에 숫자까지 만들어 넣는다는 것입니다. 그럴듯한 비율, 그럴듯한 조사 결과가 문장 사이에 자연스럽게 앉아 있습니다. 읽어서는 구분이 안 됩니다. 문장이 어색하면 의심이라도 할 텐데,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규칙을 바꿨습니다. 확인된 출처가 없으면 숫자를 쓰지 말고 빈칸으로 남기게 했습니다. 사람이 채우거나, 못 채우면 그 문장을 통째로 뺍니다. 글이 조금 심심해졌습니다. 그래도 이 편이 낫습니다. 이 글에도 제가 직접 확인한 숫자만 들어가 있습니다.

이미지가 가장 오래 걸렸습니다

저희 블로그에는 캐릭터가 하나 있습니다. 매번 같은 모습으로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자주 다른 얼굴이 나옵니다. 한번은 같은 부위가 네 번 연속으로 틀리게 나와서, 네 번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그림을 직접 손보기로 했습니다. 세 가지 방법을 시도했고 세 번 다 실패했습니다. 한 곳을 고치면 다른 곳이 무너졌습니다. 결론은 싱거웠습니다. 색만 틀렸으면 고치고, 모양이나 위치가 틀렸으면 고치지 말고 다시 만드는 편이 빠릅니다.

똑같이 생긴 그림 카드 여러 장 가운데 한 장을 골라 내려놓는 모습, 이미지를 여러 번 다시 만들던 과정

우리 회사 말투는 규칙으로 적기 전까지 안 됐습니다

초안의 문장에는 틀린 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쓰지 않는 말이 섞여 있었습니다. 우리 독자는 모르는 전문용어, 우리가 안 쓰는 영문 약어, 겁을 주는 표현 같은 것들입니다. 매번 사람이 그 자리를 지웠습니다. 다음 글에서 또 나왔습니다.

말투를 문서로 적고 나서 달라졌습니다. 쓰지 않는 단어, 쓰지 않는 문장 형태, 제목에 넣지 않는 용어까지 적었습니다. 적어놓으니 그때부터 지켜졌습니다. 머릿속에만 있는 기준은 기계에 전달되지 않습니다. 지금도 이 문서가 가장 자주 고쳐집니다.

그래서 중단한 것

완전 자동 발행을 포기했습니다. 원래 목표는 주제만 넣으면 글이 알아서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돌려봤고, 세 가지 사고를 겪고 되돌렸습니다.

첫째, 글 맨 위 요약 상자에 엉뚱한 문단이 들어갔습니다. 화면을 만드는 쪽에 “본문에서 첫 번째로 나오는 인용문을 요약으로 올린다”는 규칙이 있었는데, 글을 만드는 쪽이 그 규칙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본문 중간의 대사 한 줄이 그 글 전체의 요약으로 박혔습니다.

둘째, 글 주소가 한글로 만들어졌습니다. 화면에서는 멀쩡해 보였지만 공유하면 깨졌습니다. 전부 영문으로 바꿨습니다.

셋째, 본문에 넣은 링크가 죽어 있었습니다. 참고한 목록이 옛날 값이었고, 그걸 믿고 링크를 넣은 겁니다. 올리고 나서 검사하다 잡혔고, 고쳐서 다시 올렸습니다.

세 건 모두 글의 내용이 아니라 형식에서 났습니다. 그리고 셋 다 사람이 한 번만 봤으면 걸렸을 것들입니다. AI 블로그 자동화의 현실은 여기서 갈립니다. 문장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잘되고, 만들어진 글을 세상에 내보내는 일은 생각보다 안 됩니다.

그래서 올리기 직전에 사람이 보는 칸을 다시 넣었습니다. 지금도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이 칸을 없애면 하루에 몇 편이든 올릴 수 있습니다. 대신 사고가 날 때 회사 이름을 달고 납니다.

도장을 손에 들고 선 모습, 옆에는 주황색 고깔과 바닥에 놓인 문서 한 장 — 발행 직전 사람이 보는 검토 단계

넘기지 않기로 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무엇을 쓸지 정하는 일입니다. 주제를 자동으로 뽑게 해봤더니, 검색이 많이 되는 주제가 계속 올라왔습니다. 검색이 많이 되는 주제와 우리 고객이 읽고 문의를 넣는 주제는 같지 않았습니다. 주제 선택은 글쓰기 작업이 아니라 영업 판단이었습니다. 이건 지금도 제가 합니다.

이걸 해야 하는 회사, 하지 말아야 할 회사

동그라미 표지판과 가위표 표지판 사이에 선 모습 — 블로그 자동화가 맞는 회사와 맞지 않는 회사

3주는 짧은 기간입니다. 그래도 이 일이 맞는 회사와 안 맞는 회사는 꽤 일찍 갈렸습니다.

해볼 만한 경우는 이렇습니다. 이미 회사 블로그를 쓰고 있는데 자꾸 끊기는 회사입니다. 한 편도 안 써본 회사는 자동화할 것이 없습니다. 무엇을 자동으로 만들지 정하려면 손으로 몇 편은 써봐야 합니다. 그리고 글의 목적이 정해진 회사입니다. 문의를 받으려는 건지, 이미 온 문의에 설명을 대신하려는 건지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올리기 전에 한 번 읽어줄 사람이 회사 안에 있어야 합니다. 한 명이면 충분합니다.

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읽어줄 사람이 없는 회사가 첫 번째입니다. 검토 없이 돌리면 사고가 났을 때 회사 이름으로 납니다. 아무도 안 읽은 글이 회사 홈페이지에 붙어 있는 상태가 됩니다. 두 번째는 글의 목적이 아직 없는 회사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자동화하면 방향 없는 글이 빠르게 쌓입니다. 손으로 쓸 때는 한 달에 한 편 쌓이던 것이 훨씬 빠르게 쌓입니다. 문제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커집니다.

세 번째는 자격과 책임이 결과를 좌우하는 분야입니다. 의료, 법률, 세무 같은 곳입니다. 틀린 문장 하나의 대가가 다른 업종과 다릅니다. 이런 분야는 자동화하더라도 초안까지만 하고, 문장 단위로 사람이 보는 편이 낫습니다. 네 번째는 한 달에 한 편이면 충분한 회사입니다. 만드는 데 드는 품이 아끼는 품보다 큽니다. 그냥 쓰시는 게 빠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이 일을 자동화한 것은 매주 올려야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가 없다면 안 만들었을 겁니다.

자주 묻는 질문

글 한 편에 사람이 얼마나 붙나요?

세 군데입니다. 무엇을 쓸지 정할 때, 사실이 맞는지 볼 때, 내보내기 직전입니다. 나머지 단계는 기다리면 결과가 나옵니다. 사람이 붙는 세 군데는 전부 판단이 필요한 지점이고, 이건 줄이지 않는 편이 낫다고 보고 있습니다.

AI가 쓴 티가 나지 않나요?

그냥 시키면 납니다. 티를 없애는 건 문장을 다듬는 일이 아니라 내용을 채우는 일이었습니다. 그 회사만 아는 사실, 실제로 겪은 실패, 구체적인 숫자가 들어가면 티가 확 줄어듭니다. 반대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말만 있으면 문장을 아무리 손봐도 티가 납니다.

개발자가 없어도 만들 수 있나요?

굴리는 데는 필요 없습니다. 필요한 건 프로그램을 짜는 능력이 아니라 일의 순서를 글로 적을 줄 아는 사람입니다. 다만 처음 만들 때는 한 번 도와줄 사람이 있는 편이 낫습니다. 만들고 나서는 실무자가 씁니다.

이미지도 자동으로 되나요?

절반쯤 됩니다. 한 번 쓰고 마는 이미지는 잘 나옵니다. 어려운 쪽은 같은 캐릭터나 같은 분위기가 매번 똑같이 나와야 하는 경우입니다. 저희가 가장 오래 붙잡고 있던 것도 이 문제입니다. 지금은 나온 그림을 매번 기계로 먼저 검사해서 어긋난 것만 다시 만듭니다. 사람 눈은 마지막에 한 번만 씁니다. 완전 자동은 아직 아닙니다.

무엇부터 시작하면 되나요?

한 번에 다 만들지 마시고 한 칸부터 하십시오. 저는 초안 쓰기를 먼저 붙이고, 검색용 다듬기, 이미지, 발행 순으로 하나씩 얹었습니다. 처음부터 전부 만들려고 했으면 중간에 그만뒀을 겁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가장 자주 끊기는 칸이 어디인지부터 보시는 게 좋습니다. 대개 거기가 자동화할 값어치가 가장 큰 칸입니다.

3주 써본 후기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자동화는 글을 대신 써주지 않고, 글이 멈추지 않게 해줍니다. 판단은 그대로 사람에게 남았고, 저는 그 편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반복되는 일 가운데 이렇게 절반쯤 넘길 수 있는 것이 있는지 궁금하시면 무료 진단에서 같이 짚어드립니다. 어떤 일이 대상이고 어떤 일이 아닌지부터 갈라드립니다.

블로그 자동화 현실 — 3주 직접 돌려본 결과와 한계 | 엉뚱한 AI 노트